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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지 말라는데 가고 있다는 나태주 시 몇가지

작성자
쉼터
작성일
2022-04-07
조회
2
풀꽃


​


1


자세히 보아야


예쁘다


​

오래 보아야


사랑스럽다


​


너도 그렇다.


​


2


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


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


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


아, 이것은 비밀.


​


3


기죽지 말고 살아봐


꽃 피워 봐


참 좋아.


나태주 『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』 p.288


너무나 유명한 시


'나태주 풀꽃'


​


​

십일월


​


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


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


​


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


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.


​


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.


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.


나태주 『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』



​

​


저녁 때


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


​행복 1


​


1


딸아이의 머리를 빗겨주는


뚱뚱한 아내를 바라볼 때


잠시 나는 행복하다


저의 엄마에게 긴 머리를 통째로 맡긴 채


반쯤 입을 벌리고


반쯤은 눈을 감고


꿈꾸는 듯 귀여운 작은 숙녀


딸아이를 바라볼 때


나는 잠시 더 행복하다.


힘들 때


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


​2


학교 가는 딸아이


배웅하러 손잡고 골목길 가는


아내의 뒤를 따라가면서


꼭 식모 아줌마가


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애


놀려 주면서


나는 조금 행복해진다


딸아이 손을 바꿔 잡고 가는 나를


아내가 뒤따라 오면서


꼭 머슴 아저씨가


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애


놀림을 당하면서


나는 조금 더 행복해진다.


나태주 『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』


'나태주 행복 1'


외로울 때


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.


나태주 『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』